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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주기율, 화학 역사, 화학 원리

세계대전과 그로 인한 플라스틱의 탄생

세계대전과 그로 인한 플라스틱의 탄생

세계대전과 그로 인한 플라스틱의 탄생
세계대전과 그로 인한 플라스틱의 탄생

부산물들의 종류도 중요했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굉장히 많은 양이 얻어졌다는 것입니다. 당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내연기관을 장착한 굉장히 많은 장비들이 활용되었는데, 이처럼 많은 전투장비들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휘발유가 필요했고, 따라서 많은 양의 휘발유를 대량 생산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많은 원유를 가져다가 휘발유를 만들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부산물이 얻어졌던 것입니다. 합성물질을 만드는 데 있어서 첫 번째 조건인 충분한 양의 원재료가 있어야만 한다는 조건을 만족한 것이죠. 그래서 이 부산물로부터 중합 반응을 통해서 합성고무를 만들게 되고, 그렇게 대량으로 생산된 합성고무로 천연고무를 대체하게 되었던 것이죠. 합성고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이 부산물들을 이용해서 플라스틱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합성물질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사실 플라스틱은 이미 1907년에 미국의 화학자인 베이크 랜드라는 화학자가 석탄 콜타르로부터 추출한 페놀과 포름알데히르라는 분자 성 물질로부터 중합 반응을 통해서 만들었습니다. 베이클라이트라는 일종의 코폴리머인 중합체입니다. 이 베이클라이트라는 플라스틱은 물성이 좋아서 형태를 잡은 틀에 부어서 정확한 모양을 만드는 몰딩이라는 방식을 적용하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열적인 특성이 좋아서 불에 타지 않았고, 굉장히 강도가 딱딱해서 기계적 특성도 좋았죠. 가장 대표적인 예로 전화기의 몸통을 만드는데 많이 사용되었고요. 그동안 조개껍질이나 나무를 이용해서 만들던 단추를 전부 이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게 되죠. 포크, 나이프, 프라이팬, 냄비 등과 같은 여러 가정용품이나 부엌용품의 손잡이를 만드는데 활용되었고요. 당시에 많이 보급되었던 라디오의 몸통, 즉 하우징을 만드는데도 쓰였습니다. 또한 절연 효과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전기가 통하지 않았고, 불에 타지 않았기 때문에, 전기제품, 특히 합선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전기 스위치 등에 굉장히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당구공을 코끼리의 이빨인 상아를 깎아서 만들었는데요. 이 베이클라이트라는 플라스틱의 탄성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상아를 대신해서 당구공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1907년에 베이클라이트가 만들어졌고, 1910년에는 러시아의 화학자인 레베데프에 의해서 폴리 뷰타다이엔이라는 합성고무가 만들어졌습니다.

새로운 종류의 플라스틱 탄생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하는 1918년부터 새로운 종류의 플라스틱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1944년에는 일본이 천연고무 공급을 차단하면서 미국의 화학자들을 중심으로 폴리스타이렌-뷰타다이엔이라는 합성고무가 만들어집니다. 사실 이 폴리스타이렌-뷰타다이엔 합성 공정을 1929년에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월터 박이라는 독일의 화학자였습니다. 그런데 이 합성고무를 개발하는 화학반응을 개발했음에도 실제로 실용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독일은 석탄을 이용해서 피셔-트롭슈 공정에 의해서 휘발유를 만들었는데 그 당시에 휘발유를 만드는 공정에서 부산물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 합성물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피드 스톡, 즉 원재료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대량생산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이죠. 반면에 연합국에서 적용했던 cracking process, 즉 접촉분해공정에서는 굉장히 많은 양의 부산물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화학자들은 이 부산물을 이용해서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화학실험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2차 세계대전 중에 굉장히 많은 종류의 고분자 물질, 즉 폴리머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작은 분자들을 서로 고리처럼 연결해서 사슬을 만들고 그 사슬을 통해서 여러 가지 특이한 성질을 가진 플라스틱들이 만들어지죠.

새롭게 생산된 플라스틱의 예

폴리바이니클로라이드, PVC라고 약칭을 하죠. 당시에 전투물자에서 전기선에 피막을 입히는 데 사용되었던 플라스틱입니다. 폴리메틸 메타크릴 레이트라는 플라스틱이 있는데요. 흔히 우리가 플렉시 글라스라고도 하죠? 당시에 비행기를 제작할 때 비행기의 조종사가 앉는 자리를 위해 투명한 물질이 필요했는데, 유리는 잘 깨지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었죠. 그래서 이 폴리메틸 메탈 크릴 레이트라는 투명한 플라스틱을 이용해서 비행기의 창문을 만들게 됩니다. 1940년에 나일론으로 만든 스타킹이 판매되면서 하루 만에 78만 개가 팔리는 기염을 토하는데요. 이 나일론도 역시 군수물자 공급을 위해 개발된 것입니다. 당시 공수부대원들이 사용하던 낙하산의 줄을 만드는데 이 나일론이 사용되었죠. 폴리에틸렌도 당시에 개발되었죠. 당시에 폴리에스터 소위 PET라는 플라스틱도 개발됩니다. 생수병을 보통, 페트병이라고들 하죠. 그때 이 PET라는 것이 바로 이 폴리에스터를 말합니다. 여러분이 입고 있는 옷도 보통 40~60%의 폴리에스터가 함유된 합성섬유를 사용합니다. 바로 이 폴리에스터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된 합성섬유입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스타이로 폼이라고 부르는 폴리스타이렌도 당시에 개발되었고요. 여러분이 프라이팬에 계란 프라이를 해 먹을 때 신기하게 계란이 들러붙지가 않죠. 바로 이 테플론이라는 플라스틱이 표면에 코팅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테플론, 즉 폴리테트라 플루오로 에틸렌이라는 물질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된 플라스틱의 한 종류입니다. 현재 PVC, 플랙시 글라스, 나일론, 폴리에틸렌, 폴리에스터, 패트, 스티로폼, 테플론, 이들 전부가 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일상생활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고 우리 주변에 흔히 널려있는 플라스틱 물질들이죠. 이들은 모두 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된 플라스틱들이고, 이들이 제2차 세계대전 개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cracking process를 통해서 휘발유를 얻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부산물들이 얻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이후에 새로 개발된 플라스틱 중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겨우 두 가지밖에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폴리우레탄이 그 하나고요. 다른 하나는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입니다. 물병, 젖병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개발된 새로운 플라스틱이죠. 이와 같은 합성물질, 즉 인조 재료들이 결국에는 우리가 그동안 의존해왔던 천연물질과 천연재료들을 대신하기 시작합니다. 베이 컬 라이트, 나일론, PVC, 폴리우레탄, 테플론과 같은 플라스틱들이 나무를 대체하기 시작하고요. 플랙시 글라스, 폴리카보네이트, PET, 폴리에스터와 같은 플라스틱들이 유리를 대신하게 되고요. 폴리에틸렌이 종이를 대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의존해왔던 천연섬유를 폴리에스터라는 합성섬유가 대신하게 되고요. 천연고무 대신 폴리스 타일렌-뷰 타이엔, 폴리뷰타이엔을 사용되게 되죠. 실제로 천연물질을 대신해서 사용되고 있는 합성물질과 인조 재료의 양은 엄청납니다. 예를 들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에틸렌의 경우에는 현재 연간 약 8000만 톤이 생산됩니다.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에스터는 연간 약 5,000만 톤이 생산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1800년대 유럽과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일단 물자의 공급 부족을 그리 심하게 느끼지 않죠. 그게 다 석유로부터 원재료를 얻고 그 원재료로부터 만들어낸 이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합성물질과 인조 재료들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