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보일의 연금술과 화학의 역사
브란트와 동시대에 활동을 했지만 브란트와는 전혀 다른 행태로 연구 활동을 했던 또 다른 연금술사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 보일입니다. 우리가 기체의 성질을 공부하다 보면 보일의 법칙이라는 것을 만나게 되죠. 여러분들도 아마 보일의 법칙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이 보일의 법칙을 만든 사람이 바로 영국의 연금술사 로버트 보일이었습니다.
연금술사 보일
로버트 보일은 영국 옥스퍼드를 배경으로 활동을 했던 헤니히 브란트와 동시대의 연금술사였습니다. 그도 여느 다른 연금술사나 마찬가지로 흔하고 값싼 금속으로부터 금을 만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그는 다른 연금술사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들 철학자의 돌이라는 것을 찾아서 여러 가지 연구를 했지만 로버트 보일은 그 철학자의 돌이라는 것은 어떤 물질이 아니고 바로 화학적 지식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보일은 연금술사들이 하는 연구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서 다른 연금술사들과 공유를 하고 함께 다 알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죠. 그래서 실험한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며 나누고 그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당대의 다른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후대에 오게 되는 연구자들도 그 연구 내용을 모두 알게끔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은 적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론을 연금술에 도입을 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와 같은 방법론을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합니다. 보일로 인해서 연금술에는 과학적 방법론이 접목되고 그 과정에서 1600년대에 신세대 연금술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연금술은 한 단계 더 발전한, 오늘날 우리가 화학이라고 하는, 새로운 학문의 형태로 발전하게 되죠.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로버트 보일을 화학의 아버지라고도 칭합니다. 앞에서 우리가 보았던 브란트와는 달리 보일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구 활동을 했습니다. 브란트뿐만 아니라 1600년대의 연금술사들은 자신이 수행했던 실험의 내용과 관찰했던 결과, 그리고 그로부터 자신이 세웠던 가설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습니다. 자신만이 아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실험을 수행하고 그리고는 그대로 묻어버렸죠. 그러다 보니 1600년대의 연금술사들이 했던 연구 내용들은 단편적인 지식으로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산재되어 흩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단편적인 지식들은 서로 아무런 연관성도 없이 단편적 지식 그대로인 채로 아무 소용없이 그냥 널려있었습니다. 그런데 보일과 같은 신세대의 연금술사들이 이제까지 해왔던 연금술사들의 실험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일의 연구 방법
자신들이 한 실험의 내용과 관찰 결과, 그리고 그로부터 세울 수 있는 가설들을 자기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공동의 장에서 서로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죠. 당시 그와 같은 사고의 기조는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왕은 이 당시의 과학자들이 자신들이 한 연구의 내용들을 한자리에 모여서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로열 소사이어티 오브 런던이라는 제도를 만들게 됩니다. 로열 소사이어티 오브 런던이라는 것은 과학자들만이 서로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중요한 결정들을 할 수 있도록 왕이 일종의 독립적인 별도의 권한을 인정해주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과학자들은 각기 자기의 전문영역에서 학회 활동이라는 것을 합니다. 일 년에 몇 번에 걸쳐서 연구자들이 어느 특정한 장소에 모여서 자신들이 한 연구의 내용과 결과를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되죠. 그리고 그렇게 발표한 내용을 가지고 논문을 쓰게 됩니다. 그리고 이 논문을 집대성함으로써 당대의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후대의 과학자들도 과연 어떤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지를 알도록 지식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죠. 오늘날 현대의 과학자들이 이와 같이 학회 활동을 하고 소위 저널이라는 곳을 통해서 자기가 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시스템은 바로 1600년대의 영국 왕의 명령에 의해서 시작된 로열 소사이어티가 그 시작점이었습니다. 보일은 이 로열 소사이어티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하고 당시의 새로운 신조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동조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대의 연금술사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하고 있는 연구의 내용을 로열 소사이어티를 통해서 많은 다른 연금술사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권유했죠. 그리고 발표된 연구 내용들을 기록으로 남겨서 다른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후대로도 전달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권고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신 스스로가 연금술사들이 했던 굉장히 많은 연구결과들을 집대성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은 독일의 브란트에게도 연구 내용과 결과를 로열 소사이어티를 통해서 공유할 것을 권고했겠죠. 그러나 브란트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결코 남과 공유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자신이 추출한 이 하얀색의 신비한 성질을 갖는 고체를 이용해서 금을 만드는 실험에 몰두를 하게 되죠. 그래서 보일은 사람을 보내서 과연 브란트가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를 염탐을 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그 염탐된 결과를 가져와서 브란트가 소변으로부터 백린을 추출했던 실험을 자신이 재현해냅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변으로부터 백린을 추출하는 방법을 로열 소사이어티에서 자기 이름으로 발표하죠. 그래서 한동안 소변으로부터 최초로 백린을 추출한 사람은 보일인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그런데 훗날 브란트의 후손들이 소변으로부터 최초로 백린을 추출한 사람은 보일이 아니고 자신들의 조상인 헤니히 브란트라고 하며 이의를 제기합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이의는 받아들여져서 공식적으로 헤니히 브란트가 오줌으로부터 백린을 추출한 최초의 사람이라고 인정을 받게 되고, 지금도 백린을 원소 상태로 최초로 추출했던 사람은 헤니히 브란트로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연금술사들의 연구 방법에 따른 차이
이처럼 당시의 연금술사들이 했던 연구결과를 자기만 알고 비밀로 간직하느냐 아니면 이것을 모든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식으로 공유하느냐의 차이는 엄청나게 큰 차이였습니다. 보일과 같은 신세대 연금술사들이 자신이 했던 실험 내용과 관찰 결과들을 로열 소사이어티와 같은 장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기록을 하고 모든 사람들이 알게끔 하면서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저곳에 아무런 연관성도 없이 마구 흩어져있던 단편적인 지식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서로 합체를 하기 시작하고, 서로 아무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던 지식들이 실제로는 서로 굉장히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게 되면서, 여러 가지 단편적인 지식들로부터 과거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규칙과 새로운 원리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로열 소사이어티와 같은, 과학자들이 한데 모이는 장에서 연구결과들을 서로 공유하고 기록으로 남겨서 모든 사람들이 알게 하면서, 한 단계 더 발전된, 새로운, 그리고 과거에는 예상하지도 못했던, 그리고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법칙들과 원리들과 이론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화학적 지식, 과학적 방법론
우리는 오늘날 이런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법칙과 원리와 이론들을 화학적 지식이라고 하죠. 이러한 화학적 지식은 단편적 지식들이 제멋대로 흩어져 있을 때는 전혀 드러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았던 그런 새로운 것들이죠. 그런데 단편적 지식들이 한데 모여서 서로 연관성을 갖게 되면서, 이러한 새로운, 그리고 진일보한, 그리고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화학적 지식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것이죠. 이처럼 연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했던 실험의 내용과 관찰 결과와 자신이 생각하는 가설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를 하고, 그것들을 기록을 남겨서 모든 사람들이 보게 하는,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서 또한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도록 만드는 이와 같은 방식을 오늘날 우리는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합니다.
'화학, 주기율, 화학 역사, 화학 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버-보쉬 프로세스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 (0) | 2022.07.28 |
---|---|
헤니히 브란트의 연금술 연구 역사 (0) | 2022.07.28 |
1800년대 후반 유럽 - 인구증가와 식량 부족(표토 생성 메커니즘) (0) | 2022.07.27 |
화학 변형과 변질의 역사 (0) | 2022.07.27 |
나무의 시대에서 숯의 시대로의 역사 발전 (0) | 2022.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