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니히 브란트의 연금술 연구 역사
1000년경 중세로 들어서면서 시작된, 우리 주변에 있는 흔하고 값싼 물질로부터 금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연금술은, 600년이라는 굉장히 긴 시간 동안 금을 얻지 못하고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철학자의 돌을 찾는 여행으로 지속되어 옵니다. 그러다가 1600년대에 들어오면서 이 연금술에 오늘날 우리가 과학적 방법론이라고 하는 새로운 방법이 접목이 되면서 일대 혁신적인 방향 전환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1600년대 들어서면서 연금술은 마침내 화학으로 발전하게 되죠. 1600년대에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연금술이 화학으로 발전되는지를 보기 위해서 당대의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두 사람의 연금술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헤니히 브란트의 연금술
헤니히 브란트는 1600년대에 독일 함부르크를 배경으로 연금술을 시행했던 연금술사였습니다. 여느 다른 연금술사와 마찬가지로 브란트는 흔하고 값싼 물질로부터 금을 만들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실험을 했죠. 브란트는 우리의 소변이 금과 같은 노란색을 띠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을 합니다. 브란트는 색깔로 볼 때 아마도 소변 안에는 아주 적은 양일는지는 몰라도 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하게 됩니다. 소금이 녹아있는 바닷물을 가열을 해서 끓여서 졸이면 결국에는 소금 결정을 얻게 되는 것처럼, 브란트는 이 노란색을 띠고 있는 소변을 모아서 졸이면 결국에는 적은 양일지 몰라도 금을 손에 넣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함부르크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변을 버리지 말고 자신에게 가져오라고 하게 되죠. 굉장히 많은 소변을 모아놓고 삭히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소변의 색이 샛노랗게 진해집니다. 브란트는 중세에 사용되던 고깔 모양으로 생긴 배기관을 위에 붙인 유리로 만든 둥근 플라스크 안에 샛노랗게 삭힌 소변을 넣고 밑에서 석탄 불로 오랫동안 가열을 해서 끓였습니다. 둥근 플라스크 안에서 소변을 끓여서 물을 날려 보내면서 졸이면 결국에는 플라스크 안에 왁스와 같이 생긴 하얀색 고체가 얻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고체를 계속 가열하면 고체에서 하얀색 증기가 발생했는데요. 이 증기는 플라스크 안에 남아있던 공기와 반응을 하면서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 타는 과정에서 백색의 굉장히 밝은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빛이 얼마나 밝았던지 당시의 전형적인 중세 시대의 어두컴컴하고 침침한 연구실을 대낮처럼 밝힐 정도로 굉장히 밝은 빛이었다고 합니다. 한동안 이렇게 밝은 빛을 내면서 고체로부터 나온 증기가 타고나면 발생한 증기는 고깔 모양으로 생긴 배기관을 통해서 빠져나가다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차가운 배기관 입구에서 다시 고체로 응축됩니다. 이렇게 응축된 고체가 배기관을 통해서 밖으로 빠져나가면 다시 공기를 만나게 되겠죠. 그러면서 다시 하얀색 빛을 내면서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브란트는 이렇게 얻은 하얀색 고체가 공기와 만나서 타지 않도록 물을 담은 그릇에다가 직접 이 고체를 받았습니다. 브란트의 예측대로 물속에 받은 고체는 더 이상 공기와 반응하지 않고 안정한 상태로 존재했습니다. 왁스와 같이 생긴 하얀색 고체를 물속에 담아둔 채로 밖에 나갔다가 밤이 되어서 돌아와 보니 아주 어두운 연구실 안에서 물속에 들어있는 하얀 고체가 아주 음산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신비한 성질이었죠. 낮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빛을 내면서 타다가, 물속에 담아두면 밤이 되어서 괴기스러운 음산한 빛을 발하는, 왁스와 같은 하얀 고체를 손에 넣게 된 것이죠. 브란트는 연금술사들이 그 오랜 기간 동안 손에 넣고자 했던 철학자의 돌을 마침내 자신이 손에 넣었다고 아주 기뻐합니다.
현대 과학 관점에서 본 브란트의 연금술 실험
오늘날의 발전된 화학 지식으로 400년 전 독일의 연금술사였던 브란트가 했던 실험을 다시 되돌아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우리의 인체는 뼈와 살로 구성되어 있죠. 그런데 우리의 뼈는 그 주성분이 칼슘 포스페이트, 즉 칼슘의 인산염으로 되어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뼈는 우리 인체가 필요로 하는 칼슘 양이온과 포스페이트 음이온, 즉 인산 음이온을 저장해놓은 저장소나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 인체가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칼슘 양이온과 인산 음이온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의 근육이 수축을 할 때에는 반드시 적정량의 칼슘 양이온이 필요합니다. 만약 칼슘이 부족해지면 쥐가 나거나 경련이 생기는 등의 여러 가지 증상이 생기죠. 우리 신체가 에너지 대사를 하는 과정에는 ADP나 ATP와 같이 인산 음이온이 포함되어있는 물질이 관여를 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대사에는 인산 음이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항상 우리 인체는 적정 농도의 칼슘과 적정 농도의 인산 음이온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뼈가 매일 조금씩 녹게 되는 것이고, 뼈에서 녹아 나온 칼슘과 인산 음이온을 우리 인체가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우리가 음식을 통해서 칼슘과 인산 음이온을 섭취하면 녹았던 뼈가 다시 재생이 되죠. 뼈에서 녹아 나온 칼슘 양이온과 인산 음이온을 우리 인체가 사용하고도 일부는 남게 되는데 이렇게 남은 인산 음이온은 오줌을 통해서 밖으로 배출됩니다. 그래서 소변은 사실상 인산의 수용액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인산의 수용액인 소변을 졸이면 용액 중에 남아있는 인산의 농도가 점차 증가를 하게 되고 굉장히 진한 용액이 됩니다. 그러다가 거의 고체에 가까워지면 그때부터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산소를 포함하고 있던 인산 음이온에서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환원 반응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PO₄라는 인산 음이온이 산소를 잃어버리고 원소 상태의 백린 즉 P로 환원이 됩니다. 이렇게 원소 상태로 환원된 인을 계속 가열하면 표면에서부터 고체 상태의 인이 기체 상태로 승화를 하게 됩니다. 이때 인은 네 개의 인원자가 결합을 한 P₄라는 분자 상태로 승화를 하게 됩니다. 이 P₄라는 분자 상태의 인이 플라스크에 남아있던 산소를 만나게 되면 반응을 하게 됩니다. 앞서 일어났던 환원 반응의 정반대, 즉 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죠. 그래서 인이 산소를 만나면 산화인을 만들게 되고, 이때 굉장히 많은 열량과 함께 밝은 빛을 방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눈부실 정도의 하얀 백색광을 내면서 인이 플라스크 안에 남아있던 산소와 반응을 하면서 탔던 것이죠. 플라스크 안에 남아있던 산소가 이처럼 기체 상태의 인과 반응을 하면서 다 소진되고 나면 더 이상 산화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서 승화한 기체 상태의 인은 배기관을 통해서 플라스크를 통해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때 고깔 모양의 배기관 끝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고 차갑기 때문에 기체 상태로 플라스크를 빠져나가던 기체 상태의 인은 배기관 끝에서 고체 상태로 다시 응축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응축된 고체는 배기관을 통해서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밖으로 빠져나온 이 고체 상태의 인은 공기 중에 있던 산소를 만나서 다시 밝은 빛을 내면서 탑니다. 그래서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서 물속에 곧바로 이 고체를 받으면 더 이상 빛을 발하지 않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물속에도 공기 중에 있는 산소가 일부 녹아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비록 적은 양이지만 물속에서도 고체 상태의 인의 표면에서는 원소 상태의 인이 산소와 반응을 하는 산화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때 이 빛은 굉장히 약한 빛이죠. 그래서 낮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이 약한 빛이 아주 이상한 괴기스러운 빛을 내는 것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죠. 사실 오줌을 졸여서 백색 고체를 손에 넣게 된 브란트는 역사상 처음으로 원소 상태의 인을 추출한 사람입니다. 대단한 사람이죠. 브란트는 자기가 손에 넣게 된 이 백린을 철학자의 돌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사실 철학자의 돌이 아니었죠. 원소 상태의 백린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왁스와 같이 생긴 하얀색 고체를 철학자의 돌이라고 믿었던 브란트는 이때부터 금을 만들기 위한 후속 실험을 하게 됩니다. 주변에 있는 다양한 물질들을 가져다가 이 인을 함께 섞어서 가열하고 끓이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도 이와 같은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가열을 하기 위해서는 석탄을 구입해야만 했습니다. 화로가 수시로 갈라지니 새로 만들거나 계속 보수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유리로 만든 둥근 플라스크를 여러 개 사야만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비록 흔하고 값싼 물질이지만 금을 만드는 실험을 하려면 많은 양의 반응물, 즉 물질 A가 필요했죠. 다양한 물질들을 돈을 주고 구입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와 같이 연금술사가 실험을 하고 관찰을 하고 나름대로의 가설을 세우는 작업은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작업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금전적인 후원을 해줘야 했죠. 브란트의 경우에는 마침 그의 부인이 굉장히 많은 재산을 가진 부자였습니다. 그래서 브란트의 아내는 자신의 남편이 금을 만드는 실험에만 성공을 하면 자신이 돈방석에 앉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을 브란트가 실험을 하는데 후원을 해주게 됩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쉽게 짐작할 수 있죠? 금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브란트 부부는 마침내 파산을 하게 되고, 브란트의 말년은 굉장히 피폐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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