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보쉬 프로세스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
1800년대 유럽이 직면했던 식량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자라는 가축 분뇨를 대신할 구아노와 칠레초석이라는 천연 재료를 수입해서 사용했었습니다. 원래 천연재료는 고갈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 고갈되는 천연재료를 대체하기 위해서 합성 재료를 필요로 했는데, 하버가 1913년 하버-보쉬 프로세스를 통해서 암모니아를 합성해내면서 마침내 천연재료를 대신할 수 있는 합성 재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죠. 마침내 식량증산을 위해서 최초의 합성비료를 개발한 것입니다. 이 합성비료를 사용해서 식량증산에 나서려는 국면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하버-보쉬 프로세스가 20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한 1913년의 이듬해인 1914년에, 독일의 선제공격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합니다. 연합국은, 독일이 전쟁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독일이 화약과 폭약을 제조하는데 사용했던 주원료인 칠레초석을 수입해가던 해상무역로를 봉쇄하게 됩니다. 하지만 독일은 수입선이 끊겼더라도 칠레초석을 대신할 수 있었던 암모니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1년 전에 하버-보쉬 프로세스를 통해서 암모니아를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폭약재료로 사용된 암모니아
대량생산된 암모니아는 원래 합성비료로 사용될 운명이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독일이 화약과 폭약을 제조하는 원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전선에 있는 독일군에게는 거의 무한정에 가까울 정도의 충분한 화약과 폭약이 제공이 됩니다. 이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은 장기화의 길을 걷게 됩니다. 실제로 1914년부터 1918년까지 매우 긴 시간 동안의 지루한 전쟁으로 장기화되었고 굉장히 많은 사상자를 낳게 됩니다. 이렇게 제1차 세계대전이 장기화되는 것을 바라본 하버는 자신이 개발한 하버-보쉬 프로세스로 인해서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명 살상이 늘어나는 상황을 종식시킬 해결책도 자신이 제공하겠다고 나섭니다. 그래서 전쟁을 일찍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소위 대량살상무기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합니다. 대량살상무기는 영어로 Weapon of Mass Destruction이라고 해서 약자로 WMD라고 하는데요. 우리 인류 역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실제로 적용되었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원자폭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장기화되고 독일과 이태리가 항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끝까지 항복을 하지 않고 전쟁을 질질 끌자,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이 대량살상무기라는 개념을 적용을 하죠. 그래서 마침 개발되었던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굼으로써 엄청난 인명 살상을 야기하고 그로 인해서 일본은 마침내 백기를 들게 되죠. 이 똑같은 개념을 하버가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생각하게 됩니다. 장기화된 1차 세계대전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서 독가스 전쟁의 개념을 생각해낸 것입니다. 그는 독가스 전쟁을 수행할 독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합니다. 효율적으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가스 물질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죠. 하버를 옆에서 바라보던 아내 클라라는 전장에 실제로 독가스를 투입하는 것은 굉장히 비인도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고 항의를 하게 됩니다. 독가스전에서 독가스를 맞은 군인들은 실제로 굉장히 괴롭게 죽어갔습니다. 자신의 남편이 독가스를 개발하고, 개발한 독가스를 전쟁에 투입하는 것을 반대하면서, 가족과 함께 항의를 하던 클라라는 결국 하버의 앞에서 권총 자살까지 하게 됩니다. 권총 자살로 굉장히 괴롭게 죽어가는 아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하버는 자신의 뜻을 꺾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포스겐이라는 독가스를 개발하게 되고, 이 포스겐을 전장에 투입함으로써, 우리 인류의 역사상 최초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사례를 만들게 되죠.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은 끝이 납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 하버는 이 암모니아의 합성에 하버-보쉬 프로세스의 개발의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요.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하버-보쉬 프로세스는 화학적인 기술이며, 기술이라는 것은 사실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굉장히 중립적이죠. 과학자가 어떤 프로세스를 혁신적인 기술로서 개발을 하게 되면, 이 기술은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악하게 사용될 수도 있고, 굉장히 선하게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하버-보쉬 프로세스가 사용된 패턴이 아주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버가 하버-보쉬 프로세스를 개발할 때에는 사실 이와 같은 테크닉이 후에 어떻게 사용될지를 자신도 예측할 수 없었겠죠. 그런데 암모니아 합성을 하는 하버-보쉬 프로세스가 개발되자, 아이러니하게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하버-보쉬 프로세스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살상하는 화약과 폭약을 만드는데 활용됩니다.
하버-보쉬 프로세스가 사용되는 과정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정반대로, 하버-보쉬 프로세스는 사람들을 살리는데 사용됩니다. 그때부터 천연비료를 대신할 합성비료를 만드는데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죠. 그래서 마침내 우리 인류가 직면해 왔던 식량부족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게 됩니다.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암모니아 양은 1억 6천만 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현재도 전 세계에서 엄청난 양의 암모니아가 생산되고 있고요. 이렇게 생산된 암모니아의 대부분은 식량증산을 위한 합성비료로 사용되고 있죠. 이 하버-보쉬 프로세스가 사용되는 과정으로부터 우리는 굉장히 흥미로운 구조를 보게 됩니다. 어떤 중요한 천연물질이 일단 고갈되어갑니다. 그러면 이 유용한 천연물질을 대체할 물질이 필요해집니다. 그 대체할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흔하고 쓸모없는 천연물질이 필요합니다. 하버-보쉬 프로세스에서의 흔하고 쓸모없는 천연물질은 바로 공기 속에 포함되어 있는 80%의 분자 상태의 질소였습니다. 이 질소로부터 유용한 합성물질을 만들어내는데, 그것이 바로 암모니아죠. 그리고 이 암모니아를 이용해서 고갈되어가던 천연물질인 구아노와 칠레초석을 대체를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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